몇몇 유투브 영상에서 추천을 받아 읽은 책이다.
슬픔이란 감정, 아니 상태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거 같다. 슬픔이란 상태를 이해하고 용기있게 직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주는 휼룽한 에세이였다.
많은 사람들이 슬픔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꺼려하고 두려워한다. 슬픔을 드러내지도 못해서 '슬픔의 섬에 자신을 유폐한 채 혼자 고통스러워한다'고 한다. 암묵적으로 금기시되어 있는 주제를 끄집어내서 그런지 슬픔에 대해 어느정도의 객관성을 담보하고 정말 솔직하게 서술했다. 특히 슬픈 상태에서 슬픔의 감정만 느끼지 않고 굉장히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고 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. 단 한가지의 이유로 감정이 촉발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다양한 이유로 감정이 촉발된다고 생각하는 나는, 장례식장에 조문을 갔을 때 고인에 대해 애도하는 마음 뿐만 아니라 이런저런 딴 생각들 혹은 감정들도 올라오는 게 자연스럽다고는 생각했지만 종종 이래도 되는건지 의문이 들었었다. '슬픔의 위안'의 해당 파트가 평소에 가지고 있던 내 의문을 시원하게 해소해주었다.
이 책은 내용도 훌륭하지만 구성도 훌륭하다. 슬픔의 요소들, 슬픔을 대하는 법, 슬픔의 흔적 등을 순서대로 서술해서 독자는 슬픔에 대해 알고 대하는 태도를 정립하고, 이를 바탕으로 슬픔에 관해 다양하게 가지치기를 할 수 있다.
옮긴이의 말 전, 본문의 마지막 페이지는 삶에서 이별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심금이 울릴 수밖에 없도록 책의 마무리를 예술적으로 해놨다. 이 전의 풀어놓은 것들을 한 번에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 훌륭한 마지막 페이지였다.
이별은 누구나 겪기에, 인간의 근본적인 상태 혹은 감정인 슬픔에 대해 많은 것들 전달해주는 훌륭한 에세이였다. 구성, 문체, 내용 모두 걸리는 부분이 없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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